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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행복을 잃은 아이들-아직도 ‘행복은 성적순’이라는 사회…경쟁하거나, 낙오하거나 사회복지 관련정보

웰페어人
조회수(1071)
2015-10-11 19:51
“여기 핏기 잃은 한 행렬이 있다. 누가 오자 해서 온 것도 아니고 가라 해서 물러설 행렬도 아니다. 목구멍이 불러서 나선 것이고 창자가 시켜서 나온 것이다. (중략) 술찌꺼기로 배를 채운 죄로 교실에서 취해 쓰러진 꼬마는 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1964년 5월19일자 경향신문 1면 ‘허기진 군상 시리즈-술지게미 수배(受配)행렬 하루 평균 200명’ 기사 중)

경향신문은 1964년 ‘허기진 군상’ 시리즈로 아사 직전에 놓인 민중들의 실태를 고발했다. 반세기에 걸친 눈부신 경제성장 덕분에 술지게미를 먹는 어린이나 칡뿌리와 쑥으로 연명하는 농민은 주변에서 사라졌다. 1인당 소득은 3만달러에 다가섰고, 세계 13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한국 사회를 ‘지옥’이라고 부른다. 창간 69주년을 맞아 ‘신(新) 허기진 군상’ 시리즈를 시작한다. 꿈을 잃은 어린이,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 생활고에 허덕이는 가장, 고독한 노인 등 부유한 나라에서 여전히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경향신문은 ‘허기진 군상’이 문제가 돼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정간 조치를 당했다. 하지만 정권의 탄압은 역설적이게도 언론의 역할과 언론인의 사명이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신 허기진 군상’은 앞으로도 바른길을 걷겠다는 경향신문의 다짐이기도 하다.

지난 1일 서울 강북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초등학생 영호(가명)가 방바닥에 엎드려 스마트폰 게임을 하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 서울 강북의 영호 이야기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영호(12·가명)는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집 앞 놀이터에서 홀로 지내곤 했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4년 전부터 엄마가 학습지 교사 일을 그만둔 1년 전까지 거의 매일 그랬다. 학교가 끝나는 오후 3시부터 동네 복지관에서 시간을 보냈고 6시 복지관이 문을 닫으면 아파트 놀이터로 왔다. 엄마가 퇴근하고 돌아오는 11시까지 놀이터에 있었다. 그렇게 4년을 보냈다.



영호의 아빠는 1년 전까지 벌이가 없었다. 일거리를 찾아 돌아다니다 밤늦게 귀가했다. 생계는 엄마가 책임져야 했다. 엄마·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영호는 갈 곳이 없었다. 다른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을 영호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동네 공부방이나 복지관을 가본 게 영호가 받은 과외수업의 전부다.

학원 갈 형편이 안됐다. 당시 영호의 엄마가 학습지 교사 일을 하며 벌어오는 돈은 한 달 150만원. 보험료 30만원, 식비 40만원, 관리비·공과금 40만원, ****** 상환금과 이자 100만원 등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돈만 220만원이다.

엄마는 영호에게 집안 형편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 하지만 영호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로 엄마에게 무엇을 사달라고 조른 적이 한번도 없다. 뭐라도 사주려고 하면 오히려 영호가 “이거 비싼데…”라며 고개를 돌렸다. 엄마 이정아씨(36·가명)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가 학원 보내달라는 얘기를 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학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겠지만 자기도 보내달라는 얘기는 할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영호가 중학교에 가면 빚을 더 내서라도 학원에 보내려고 한다. 서울 강남의 일류학원은 못 보내더라도 월 70만원 정도를 들여 국·영·수 3과목은 꼭 학원 수업을 받게 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씨의 소박한 바람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영호네 집은 빚만 1억원 가까이 된다.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는 데 월 100만원 정도 든다. 영호 학원비로 월 70만원을 내놓기 쉽지 않다.

국·영·수 학원을 다닌다고 해도 영호의 미래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씨도 알고 있다. 자사고나 특목고 출신이 이른바 ‘SKY대학’ 신입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시대다. 자사고와 특목고는 ‘입시를 위한 초·중학교 사교육비’와 ‘일반고의 최소 3배’에 달하는 학비를 부담할 능력이 있는 집에만 허락된 선택지다. 영호네 형편으로는 엄두도 못 낸다.

생계 해결에 급급한 이씨는 명문대에서 확대 시행한다는 수시모집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 학생부 종합전형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다. 다만 그런 전형을 준비하려면 고액의 컨설팅 같은 것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 이씨는 “그런 돈을 마련할 형편이 안된다는 것은 안다”면서 “일류대학은 우리 형편에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다만 이름 없는 곳이라도 대학은 보내고 싶다”고 했다.

영호에겐 처음부터 ‘일류대’나 ‘엘리트 코스’가 허락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해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암울한 미래를 영호의 노력만으로 바꾸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씨는 “그래도 학원은 꼭 보내고 싶다. 아이가 어린 시절 학원을 다녀봤다는 추억이라도 가졌으면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씨는 “돈 있는 집에서 태어났다면 아이의 미래가 달랐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아이에게 죄스럽다”며 흐느꼈다.

영호처럼 일주일에 5일 이상 주간에 부모 없이 홀로 지내는 ‘나홀로 아동’은 47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40% 가까이가 저소득층 자녀들이다.

▼ 강남의 지연·서윤 이야기

강남의 명문 ㄱ중학교 2학년 지연(14·가명·서초구 반포동)이는 토요일이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다. 오전 8시에 일어나 학원 숙제를 하고 늦은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은 뒤 11시40분쯤 집을 나서 12시 수학학원에 도착해 오후 5시까지 수업을 듣는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는 과학학원 수업이다. 집에 돌아오면 11시가 넘는다.

지난달 20일 낮 12시쯤 만난 지연이는 일요일인데도 오후 1시30분부터 6시까지 국어학원 수업이 있다고 했다. 국어학원에서 지연이는 국어 교과서와 자습서를 ‘통째로’ 암기한다. 자습서 구석에 있는 개념풀이 박스부터 시·소설의 주제, 제재, 화자의 의도까지 꼼꼼히 외워 테스트를 통과해야 집에 갈 수 있다. 지난주 ‘문장과 통사’ 수업 때는 교과서에 나온 평서문, 의문문 등의 정의와 예시를 통째로 외웠다고 했다.



“힘들지 않으냐”는 물음에 지연이는 “(문학 파트의 경우) 아직 배우지 않은 개념이라 생소할 때가 많지만 주제나 제재 같은 것은 외우기 전에 미리 선생님이 칠판에 써주신다”면서 “일단 외우고 나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연이의 꿈은 의대에 진학해 엄마처럼 의사가 되는 것이다.

지연이와 영어유치원, 사립초등학교를 같이 다닌 서윤(14·가명)이도 사정은 비슷하다. 과외, 방과후학교를 포함해 학원을 4곳 다닌다. 잠자거나 등교 준비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집에 머무는 시간은 일주일에 10시간이 채 안된다. 인문계 지망인 서윤이는 일주일에 두 번, 5시간씩 정규수업이 있는 수학학원에 다닌다. 학교 시험에서 틀린 문제를 복습하고 특강, 학원 시험, 숙제 보충을 다 해내자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학원에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윤이의 일과는 오로지 공부에 집중돼 있다. 오전 6~7시쯤 일어나 등교 후 방과후수업(국어과목)을 듣고 나면 오후 5시다. 6시부터 10시까지 수학학원에서 수업, 자습을 끝마친 후 서윤이가 향하는 곳은 집이 아닌 독서실이다. 학원 근처 독서실 1인실에서 아버지가 새벽 1시쯤 차를 가지고 데리러 올 때까지 예습·복습을 한다. 씻고 잠자리에 들 때쯤 시계는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다.

지연이·서윤이가 공부에 열심인 건 부모의 극성 때문이 아니다. 지연이는 “의대에 가는 것은 매우 힘들다. 만약 100명이 의대를 가고 싶어 한다면 그중 1명이 갈까 말까 한 수준”이라며 “99명을 이기기 위해선 나머지 사람들보다 한 글자라도 더 보고 한 시간이라도 덜 잘 수밖에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조금 힘들어도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공부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다. 지연이는 “중학교 1학년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였다”며 “밥을 먹거나 거리를 걸어다닐 때도 ‘내가 이럴 때 다른 애들은 공부하고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 친구에게 문자메시지 보냈을 때 학원에 있다고 하면 ‘얘는 공부하고 있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괴롭다”고 말했다.

서윤이는 “우리 부모님 때보다 우리가 훨씬 경쟁도 세고 ‘빡빡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서윤이는 동급생 얘기를 꺼내며 말을 흐렸다. “제 친구 중에 네덜란드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애가 있어요. 하루 종일 수영하고 축구하고 놀고 나서 마지막에 하루 놀이에 대해 토론하는 게 일과였대요. 그래서 학교 가는 게 엄청 기대됐대요. 근데 솔직히 상상이 잘 안돼요. 그래본 적이 없으니까….”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0060048085&code=2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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